버리지 못하는 문장

#문장70. 김곡-과잉존재

SEMIHOMEPROTECTOR 2025. 2. 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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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은 분열이고 해리다. 그것은 극단적 이분법만을 고착시키고, 그로써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이상화와 평가절하의 양극단을 오가는 패턴"으로 재편하고 정신발달을 둔화시킨다. 과잉사회는 양극화 사회다. 

 

경계감의 해체는 판단력의 해체를 불러온다. 과잉의 폭력성은 여기서 나온다. 과잉공급은 공급이 아니다. 과잉공급의 핵심은 더 많은 선택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택이 좋고 나쁜지를 모르게 된다는 데에 있다. 과몰입은 몰입이 아니다. 과몰입의 핵심은 더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집중하고 분산할지 모르게 된다는 데에 있다. 하이퍼링크는 링크가 아니다. 하이퍼링크의 핵심은 더 링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링크하고 차단할지 모르게 하는데에 있다. 하이퍼미디어는미디어가 아니다. 하이퍼미디어의 핵심은 더 진짜 같은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게 하는 데에 있다. 과잉경쟁은 경쟁이 아니다. 과잉경쟁의 핵심은 경쟁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도록 하는데에 있다. 과잉노동은 노동이 아니다. 과로의 핵심은 더 많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더 하고 덜 하는지 모르도록 하는 데에 있다. '칼퇴근'이란 말은 우리가 더 이상 경계 긋는 칼을 가지고 있지 못함을 지시한다. 

 

온라인에서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받게 될 '좋아요'에 맞춰 셀카를 찍고 피드를 꾸며내는 경향, 오프라인에서도 "현재 수입에 기초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소득에 맞춰 소비하는 경향"은 옷을 입기도 전에 신발부터 신으러 알몸으로 뛰어나가는 ADHD 아동의 행동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과잉주체는 반드시 ADHD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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