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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문장

#문장10. 정세랑-옥상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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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은열>
아이디어는 한 사람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공기 중을 떠도는 게 아닐까? 이를테면 물고기처럼 어떤 아이디어는 지표면에 아주 가깝게, 어떤 아이디어는 성층권쯤에서 부유하다가 사람들의 안테나에 슬쩍 지느러미를 가져다대는 것이다. 비슷한 발명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명되고, 비슷한 전설들이 먼 땅에서도 태어나는 건 그렇게 설명가능하다.
그러니까 나 말고 다른 안테나를 찾아.
나는 죽고 없는 사람들에게 중얼거렸다.

<이혼 세일>
-어쩌면 다들 이재보다도 이재가 이끌고 다니는 공기 같은 것을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함께 있으면 심장이 약간 느리게 뛰게 되는 공간 장악 능력 같은 것 말이다. 이재의 반경에선 모든 모서리와 테두리가 달라졌다.
-인간의 뇌는 스물다섯에서 서른 무렵에 완성된대. 그러니까 애들 성격은 계속 변할 거야. 이대로 고정되지 않을 거야. 너는 게다가 보기 드물게 일관적인 양육자니까.
-완성된 뇌가 내린 판단을 믿어. 믿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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