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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문장

#문장12. 은희경-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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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헤어진다는 것은 함께했던 지난 시간을 정지시킨다. 추억을 그 상태로 온전히 보전하는 것이다. 이후로는 다시 만날 일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시간에 의해 지나간 시간의 기억이 변형될 염려도 없다. 그러므로 완전한 헤어짐이야말로 추억을 완성시켜준다. 현석오빠와 완전히 헤어짐으로써 내 첫 키스라는 추억의 박제는 완성되었다.

-나는 그 신문의 칼럼을 오릴까 했으나 그냥 접어서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 그의 얼굴을 오려서 소중히 간직해두었다가 사랑이 지나가버린 그 어느 날인가 문득 낡은 신문 조각 이상의 의미가 없는 그 종이를 발견하고 그것을 구겨버리게 될 때, 그런 때 찾아드는 아무 쓸모 없는 회한 따위가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숙한 사람은 언제나 손해이다. 나는 너무 일찍 성숙했고 그러기에 일찍부터 삶을 알게 된 만큼 삶에서 빨리 밑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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