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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디지몬과 영원히 이별하는 이야기다.
23p 나는 리키의 내래이션을 들으며 내게도 길고도 매우 짧은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렇게 스스로 선택받은아이가 됐다.
34p 아구몬과 함께여도 재미있겠고, 파닥몬도 정말 귀엽고, 피요몬도 멋있지만 그래도 나는 외로운 매튜 곁에 있어주는, 다그치지 않고 그 외로움에 함께 파 묻혀주는 파피몬이 좋았다.
103p 나의 디지몬이 기억하는 대로, 나는 작가가 되었다.
125p 이들이 있어 내 세계가 지루하지 않고 풍성했다. 하지만 지금은 없다. 더는 이들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라는 환상을믿지 않는다. 올챙이가 가득한 답답한 저수지를 바라보며, 디지털 세계를 믿지 않고서는 도저히 숨 쉴 방도를 찾지 못하던 열한 살의 나도 이제 없다.
디지털 세계는 영원히 머물 수 없는 공간이다. 통상적인 모험물의주인공들처럼 세상을 지배하는 영웅이 되거나 임무를 완수하고 그 세계 어딘가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모든 임무를 완수하면 추방당한다. 그렇게 친구였던 디지몬들과 영원한 이별의순간을 맞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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