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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목소리를 가다듬고 내가 건넨 말에 닐바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렇게 슬프지 않아요. 약간은 경이감, 약간은 안도감, 또 대부분은 두려움."
"경이감이요?"
"저 작은 외계인이 내가 알던 그 존재라는 경이감, 그 존재가 죽은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안도감."
"그리고요?"
"두려움은 조금 복잡해요. 동일하고 연속적인 존재지만 동시에 제가 알던 그 존재가 아니기도 하다는 것. 저를 포함해 메란드가의 모든 것을 모른 채 자랄 거고, 저만 일방적으로 그 존재를 기억할 거라는 것."
그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사랑하는 존재가 먼 곳에서나마 다시 생명을 얻어 삶을 이어가지만, 그 삶이 자기와는 무관할 거라는 사실. 메란드가인이 아니고, 메란드가인을 가까이에서 본 적조차 그동안은 없었던 나로서는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공포였는데, 그 감정이 낯설어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저는 그 존재를 계속 기억하고 사랑하겠지만, 여기가 그 존재에게 좋은 곳일까, 나쁜 곳일까를 알 수 없다는 게 무엇보다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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