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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문장

#문장57. 천선란-이끼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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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눈]
Page69. 하지만 하나의 감정만으로 삶 전체를 설명하는 건 마르코에게 어려웠다. 어떤 순간은 마르코를 살고 싶게 했고, 어떤 순간은 마르코를 죽고 싶게 했다. 살아가는 건 징검다리 건너듯이 원치 않아도 어느 순서에는 반드시 불행의 디딤돌을 밟아야만 하는 것 아닌가. 
 
[이끼숲]
Page155. 그 애가 담당 교사에게 지상 탐사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교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었다. 위험하다는 말로 위로하려던 교사의 방식은 역시 틀렸다.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정확히 말해주고, 지상의 식물은 책에 나와 있는 것과 다르다는 걸 알려줬어야 했는데. 과거는 우주와 같아서 우리는 걸어 그곳에 갈 수 없고, 네가 꿈꾸는 아름다움은 만질 수 없는 별과 같아서 실체를 마주하기 위해 걸음을 내딛는 순간 실망만 가득할 거라는 걸. 
Page157. 하루에도 수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비록 사고는 숫자로 집계되지만, 그 숫자에도 이름과 얼굴이 있고 웃음과 내일이 있다는 걸 사람들은 자주 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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