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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말 한마디로 인간들은 네가 뱉은 모든 말을 거짓말로 여길테니까."
나인은 이런 말들을 뼈에서 나온 말이라고 표현했다. 깊은 상처는 뼈에도 흔적을 남기는 법이니까.
"인간들은 그래. 믿을 수 없는 게 하나 생기면 모든 걸 다 가짜로 만들어 버려."
비밀을 밝히지 않는다는 건 멀어진다는 걸까. 말하지 못하는 게 생길 때 관계에도 거리가 생기는 걸까. 그럼 끝끝내 말하지 못한다는 건, 그렇게 멀어지다 결국 남이 된다는 걸까.
학교 가는 길에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보았다. 여기에 붙여 봤자 아무도 안 본다고 했는데 아저씨는 기어코 붙였고, 나인은 그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세상 바깥에라도 그 이름을 붙여두고 싶은 것이라고. 파도에 휩쓸릴지라도 모래에 이름을 적어 두는 것이라고.
그러자 박원우는 위로를 해 주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이 세계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은 괴로운 거 같아. 누군가가 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이 찢고 나간 틈으로 또 다른 세상이 보여.
미래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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